일본 교토 성남구/사진=원경혜 작가 제공컨셉이 있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옛날 유명 관광명소만 훑어보고 오는 겉치레 여행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개인 취향에 맞는 장소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텔스닷컴, 스카이스캐너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에서는 영화 속 배경을 따라 떠나는 스크린 투어리즘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한 꿀잠 여행, 알코올 프리 여행 등 다양한 콘셉트를 2024년 여행 트렌드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세요. 이번 주 여책본은 특정 테마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여행 신간을 소개합니다. 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남들과는 다른 깊이 있는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에서 영감을 얻어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천천히 교토 산책 원경혜 / 부커스’천천히 교토 산책’ 표지/사진=부커스 제공 이웃나라 일본은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 중 하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이국적인 문화가 풍부한 덕분에 일본을 찾는 사람은 매년 끊이지 않는다. 일본 여행을 앞두고 어디로 갈지, 어떻게 여행할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기회가 있다. 오랜 출판 편집자 생활을 마치고 여행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사람이 책을 냈으니, 바로 ‘천천히 교토 산책’이다.천천히 교토 산책 본문 중/사진=부커스 제공 책 제목에서 보듯 작가가 선택한 도시는 일본 교토다. 교토는 연중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시 오사카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오사카가 번화한 관광지였다면 교토는 예스러움과 새로운 매력이 공존하는 곳이다. 작가도 이 독특한 특징에 주목했다. 그리고 교토를 더 깊이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여행 방법을 제안한다. 교토는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감성의 도시다. 시간과 일정에 쫓기기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교토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천천히 교토 산책’은 꼭 필요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리뷰 중작가가 촬영한 교토 곳곳의 모습/사진=원경혜 작가 제공 여행안내서라고 해서 교토 첫 여행을 앞둔 사람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작가는 교토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기본 명소는 물론, 이미 교토 여행 n회차인 사람들을 위한 숨은 여행지까지 직접 교토를 여행하며 얻은 정보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맛집 여행도 빼놓지 않았다. 유서 깊은 교토의 전통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일본 내 커피 소비량 1위인 교토의 카페 이야기도 담았다. 모든 내용이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이야기는 교토의 골목을 소개하는 파트다. 그동안 몰랐던 교토 여행의 묘미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미카사데코 카페 / 사진=원경혜 작가 제공작가는 교토에서 즐길 수 있는 근대건축, 예술기행은 물론 넷플릭스 드라마 배경지를 따라가는 여행 등 다양한 주제의 교토 여행을 추천한다. 분주한 도심 한가운데를 벗어나 조용히 산책하는 교토의 매력이 잘 드러나 있으니 이 정도면 책 한 권으로 교토 여행을 완전히 정복했다고 할 수 있겠다.철학의 길 / 사진=원경혜 작가 제공교토는 산책하듯 천천히 여행할 때 더 매력적인 도시야.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원과 절, 교토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 전통 위에 모던함을 더한 유서 깊은 건축물, 정갈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 교토의 고집스러운 취향과 섬세한 감각이 담긴 물건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분주한 마음에 휴식이 필요할 때 교토를 걷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소개하는 중세상의 모든 골목 정모 / 아론북「세상의 모든 골목」표지/사진=얼론북한 번이라도 남들과 다른 여행을 꿈꿔본 적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누구나 가는 명소 대신 숨은 골목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세상의 모든 골목’은 작가가 여행한 전 세계 곳곳의 골목에 관한 에세이 29편을 담은 책이다.스페인 골목/사진=안스플래쉬골목 여행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각종 정보를 담은 안내서는 아니다. 그러나 실망하기는 이르다. 단순한 정보보다 큰 깨달음과 감동이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은 골목에 대한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고, 다정한 마음은 골목 안의 여러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한다. 덕분에 책을 읽다 보면 여행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당장 골목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작가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부터 한번쯤 꼭 가봐야 하는 세상 모든 골목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풍경에 담긴 이야기를 따뜻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가 전하는 골목 속 에피소드는 어떨 때는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누군가가 갑자기 보내온 한 장의 엽서처럼 설렘을 안기기도 한다.스페인 그라나다/사진=안스플래쉬만약 이 지구상에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만날 약속 장소를 정해야 한다면 여기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누구라도 이 새하얀 골목을 지나다 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결국 만나고 마는 거니까.- ‘그라나다 스페인’ 중에서모로코 후에즈과 셰프 쉐프샤우엔 스페인 그라나다, 인도 바라나시, 미국 뉴욕, 포르투갈 리스본 등 여행자라면 누구든지 한번은 가서 보기를 꿈꾸는 골목에서 보고 느낀 바를 편안하게 표현했다.여기서 멈추지 않고 파키스탄 상달러·패스, 이란 마슈레, 쿠바의 트리니다드 등 조금은 낯선 골목까지 샅샅이 들렀다.그의 행적을 쫓고 만나는 골목의 풍경은 때로는 설레는, 친절, 심지어는 애절한 정도다.작가는 자신이 즐긴 골목 여행에 누구나 도전하길 권한다.골목을 여행하면서 거기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과 인생을 나누거나 사랑에 빠지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많지만 막상 골목 여행에 도전하지 않은 탓이다.작가는 골목에서 인생을 배웠다.이에 책 속에 골목길에 나서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속삭인다.그 골목에는 인생이 있어, 사람이 있고 사랑이 있으니까 빨리 나가라고.골목은 당신을 숙명처럼 기다리고 있다고.우유니 소금사막/사진=안스플래쉬별 아래에 누우면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이 별처럼 떠오르고,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별처럼 깜빡인다. 나는 그리운 사람을 얼굴에 반짝이는 별빛을 그물로 건진다. 겨우 하루를 달려왔을 뿐인데 나는 이렇게 밝아졌어. 여기서 멈춰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도 좋을 것 같아.- ‘우유니 소금사막 볼리비아’ 중글=이가영 여행+기자
